정일선 갑질 메뉴얼 사건
정일선 갑질 메뉴얼 사건
운전기사 갑(甲)질 매뉴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45)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정일선 갑질 메뉴얼 사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현대 오너가(家) 3세 정일선 사장의 A4 100여장에 달하는 수행기사 '갑(甲)질 매뉴얼'이 드러나 파문이 일자 뒤늦게 매뉴얼 내용을 인정하며 사과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을 산 바 있는데요.
당시 정일선 사장은 지난 4월 8일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家마저... 충격의 '갑질 메뉴얼'
이어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며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관계된 분들을 찾아 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정일선 갑질 메뉴얼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채널A 제공 - 사진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며 "개인적인 문제로 주주와 고객사, 회사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정일선 사장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되었던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의 친형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현대비앤지스틸 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며 관련 문의에 대해 일절 응답하지 않았었습니다.
관련 업무 담당자의 유선번호나 휴대전화 번호는 발신음만 울릴 뿐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요.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100장 넘는 '갑질메뉴얼' 공개
앞서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갑질'이 담긴 운전기사 매뉴얼을 보도했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 방법 등 하루 일과가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있었는데요.
수행기사들 "메뉴얼 어기면 폭행 감봉 당해" 주장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수행기사에게 인격모독 발언은 물론이고 폭언 및 폭행을 일삼았으며, A4 140여장에 달하는 매뉴얼을 지키지 못할시 경위서를 쓰게 하고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시켰다고 피해자들이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행기사 매뉴얼에는
□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 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중략)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 출발 30분 전부터 '빌라 내 현관 옆 기둥 뒤'에서 대기할 것
□ (운동복)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등이 담겨있어 논란이 일었는데요.
메뉴얼에 "신호 무시하라" 적시... 교통법규 무시 논란
정 사장의 수행기사로 일했던 A씨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뉴얼에 지시사항이 아주 상세하다"며, "지켜지지 못했을시 또 폭행이 날라온다"고 밝혔습니다.
수행기사 B씨 또한 "차가 막혀 약속장소에 늦으면 당연히 욕먹고, 차가 안 막혀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도 욕먹는다"고 호소했는데요.
정일선 사장 '수행기사'
"과태료는 회사에서 다 내줬다."
"욕 안먹고 안 맞으려면
신호 위반 등 불법을 동원해야 했다."
이에 대해 현대 비앤지스틸 측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2013년에 수행기사의 잘못에 정 사장이 머리를 한 대 쥐어박은 일이 있었지만, 사과했고 수행기사분도 사과를 받아줬다"며 "그 이후로는 폭언이나 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갑질 매뉴얼에 관해서는 "매뉴얼은 수행기사의 업무 적응을 위해 총무 담당자가 만든 것으로, 상벌제도 또한 사실이고 경위서를 쓰게는 했지만 감봉 조치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는데요.
현대家 3세인 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전 현대 알류미늄 회장의 큰 아들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는 동갑내기 사촌 사이라고 합니다.
정 사장은 1999년 기아자동차 기획실 이사로 입사해 2000년 인천제철로 자리를 옮긴 후 그해 말 현대비앤지스틸의 모태인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무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요.
그 후 2001년 3월 현대비앤지스틸의 대표이사에 선임되었으며 그해 4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에 합류하게 되면서 현대 오너 일가 3세중 최초의 대표이사 명함을 달게 됩니다.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하며 공장은 경남 창원시에 있는데요.
현대BNG스틸 측 "3년 전 실수, 이미 사과"
1966년 삼양특수강으로 설립되었으며 현대비앤지스틸은 스테인리스스틸 강판 전문업체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연간 약 30만톤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며 포스코에 이어 스테인리스 국내 2위라고 하는데요.
특히 현대차 수요에 힘입어 스테인리스 판매가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 매출 689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7일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회에서 정 사장은 스테인리스 제품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에 진출을 목표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중장기 성장전략을 체계화하고 핵심인재를 육성해 내실있는 경영기반을 조성해 갈 것이라 전한 바 있는데요.
그러나 현대 비앤지스틸의 수행기사들이 정 사장의 갑질 태도 폭로와 이를 담은 '갑질 매뉴얼'을 공개함에 따라, 현대비앤지스틸의 성장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이미지에도 또 한번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은 정 사장이 최근 3년간 운전기사 61명을 바꾸고, 주 56시간 이상 일하도록 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를 적발해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이날 27일 밝혔는데요.
그동안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정 사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고, 사건은 노동부 서울강남지청으로 내려갔습니다.
정일선 사과문 전문
강남지청은 별도 수사팀을 꾸려 운전기사 근로계약서 검토 등 수사를 벌여왔는데요.
지청 관계자는 "운전기사들이 조사를 꺼려 근로감독관이 그들을 직접 찾아가 조사하기도 했다"며 "운전기사 중 폭행당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1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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